버드나무집 여자 - 유홍준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어탕국수집 그 여자,
아무데나 푹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노을강변에 솥을 걸고 어탕국수를 끓이는 여자를,
김이 올라와서 눈이 매워서 고개를 반쯤 뒤로 빼고
시래기를 휘젓는 여자를, 그릇그릇 매운탕을 퍼담는 여자를,
애 하나를 들쳐업은 여자를
아무데나 픽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검은 승용차를 몰고 온 사내들은
버드나무를 잘 아는 물고기를 잘 아는 단골처럼
여기저기를 살피고 그 여자의 뒤태를 훔치고
입안에 든 민물고기 뼈 몇점을
상 모서리에 뱉어내곤 했다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