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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버드나무집 여자 - 유홍준​

by 해선 잠보 2023. 7. 17.

버드나무집 여자 - 유홍준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어탕국수집 그 여자,

아무데나 푹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노을강변에 솥을 걸고 어탕국수를 끓이는 여자를,

김이 올라와서 눈이 매워서 고개를 반쯤 뒤로 빼고

시래기를 휘젓는 여자를, 그릇그릇 매운탕을 퍼담는 여자를,

애 하나를 들쳐업은 여자를

아무데나 픽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검은 승용차를 몰고 온 사내들은

버드나무를 잘 아는 물고기를 잘 아는 단골처럼

여기저기를 살피고 그 여자의 뒤태를 훔치고

입안에 든 민물고기 뼈 몇점을

상 모서리에 뱉어내곤 했다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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