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by 해선 잠보 2021. 9. 2.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위 풀 뜯고

길 솟은 옥수수 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바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뀡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과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렵니까?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그만 사랑노래 - 황동규  (0) 2021.09.02
가지 않은 길 ​​​ - 로버트 프로스트  (0) 2021.09.02
봄 - 유안진  (0) 2021.09.02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0) 2021.09.02
빛나는 별이여 - 존 키츠  (0)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