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위 풀 뜯고
길 솟은 옥수수 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바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뀡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과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 똑 따지 않으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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