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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가을비 - 이정록

by 해선 잠보 2022. 2. 19.

가을비 - 이정록

​

단 한 번의

빗나감도 없이

오직 정타뿐이어서

​

벌레 한 마리

다치지 않는

저 참깨 터는 소리

​

불길 헤집던 부지깽이가

나이테도 없는 빈 대공을

어루는 소리

​

골다공증의 뼈마디와

곳간 열어젖힌 꼬투리가

긴 숨 내쉬는 소리

​

비운 것들의

복주머니 속으로만

저 초가을 빗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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