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글

강가에서

by 해선 잠보 2012. 7. 10.

 

 

 

 

 

 

 

 

 

 

 

 

 강가에서

 

 

 

 

 

고정희


할 말이 차츰

 없어지고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이 왔습니다.
유유히 내 생을 가로질러 흐르는
유년의 푸른 풀밭 강둑에 나와
물이 흐르는 쪽으로
오매불망 그대에게 주고 싶은 마음 한 쪽 뚝 떼어
가거라, 가거라 실어보내니
그 위에 홀연히 햇빛 부서지는 모습
그 위에 남서풍이 입맞춤하는 모습
바라보는 일로도 해 저물었습니다.

불현듯 강 건너 빈집에 불이 켜지고
사립에 그대 영혼 같은 노을이 걸리니
바위틈에 매어 놓은 목란배 한 척
황혼을 따라 그대 사는 쪽으로 노를 저었습니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으니까요  (0) 2012.07.12
7월  (0) 2012.07.12
기다림  (0) 2012.07.09
7월  (0) 2012.07.09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0) 2012.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