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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습관성 그리움 - 박미경​

by 해선 잠보 2023. 6. 23.

습관성 그리움 - 박미경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을 수 있을까

편지를 쓴 베르테르 이미 늙었고

젊은 베르테르는 언어를 잊었다

목련꽃 하이얀 그늘 아래서

목련꽃 등 환한 계단 아래서

열심인 척 편지를 읽었으나

그리운 이 혹시나 글씨는 보이지 않고

목련꽃 글썽이는 벌레 먹은 환한 그늘만

자꾸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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