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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8월의 시 - 오세영​

by 해선 잠보 2024. 9. 5.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 오는 것

풀 섭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은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게 하는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