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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하늘 - 박두진​

by 해선 잠보 2024. 9. 25.

하늘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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