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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설야(雪夜) - 김광균

by 해선 잠보 2021. 7. 2.

 

설야(雪夜) - 김광균/시인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에 메여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기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찬란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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