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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유리창 위의 새 - 이해인

by 해선 잠보 2021. 8. 24.

 

유리창 위의 새 - 이해인

어느 날

아름다운 절에 놀러갔습니다

차 마시는 방

커다란 유리창에

앞산의 숲이 그대로 들어 있었지요

진짜 숲인 줄 알고

새들이 와서 머리를 부딪치고 간다는

스님의 말을 전해 들으면서

사람들은 하하 호호 웃었지만

나는 문득 슬프고

가슴이 찡했지요

위장된 진실과

거짓된 행복이

하도 그럴듯해

진짜인 줄 알고

신나게 달려갔다

머리를 박고

마음을 다치는 새가

바로 나인 것 같아서요

실체와 그림자를

자주 혼동하는 새가

나인 것 같아

나는 계속 웃을 수가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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