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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사랑스런 추억(追憶)​​ - 윤동주

by 해선 잠보 2021. 8. 30.

 

사랑스런 추억(追憶) - 윤동주

봄이 오는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停車場)에서

희망(希望)과 사랑처럼 기차(汽車)를 기다려,

나는 푸라트·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털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었다.

기차(汽車)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ㅡ

동경교외(東京郊外) 어느 조용한

하숙방(下宿房)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希望)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汽車)는 몇번이나 무의미(無意味)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停車場)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ㅡ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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