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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안개​​​ - 오규원

by 해선 잠보 2021. 9. 13.

 

안개 - 오규원

강의 물을 따라가며 안개가 일었다

안개를 따라가며 강이 사라졌다 강의

물 밖으로 오래전에 나온

돌들까지 안개를 따라 사라졌다

돌밭을 지나 초지를 지나 둑에까지

올라온 안개가 망초를 지우더니

곧 나의 하체를 지웠다

하체 없는 나의 상체가

허공에 떠 있었다

나는 이미 지워진 두 손으로

지워진 하체를 툭 툭 쳤다

지상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강변에서 툭 툭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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