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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파문

by 해선 잠보 2012. 4. 14.

 

2011.  09.  17

 

 

파문

 

 

권혁웅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젖었을 것인데

그 사람은 당신과 늘

반대편 세상이 젖었을 것인데

이제 빗살이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

어떤 간격을 만들어 놓았는디 궁금하다면

어느 집 처마 아래 서보라

동그라미와 동그라미 사이에 촘촘히 꽂히는

저 부재에 주파수를 맞춰 보라

그러면 당신은 오래된 라디오처럼 잡음이 많은

그 사람의 목소릴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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