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0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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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악거리는 소리를 집어먹은 떨림같은 비가 머리맡을 설왕이었고 분명 그 때문에 잠이 깬 것이리라 눈보다 비를 좋아하는 것이 맞지만 무엇보다 점점 비를 좋아하게 된 것이 맞지만 꺼꾸로 점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누구나 외치는 대로 화석이 되어 버리는 떠나온 길, 버리고 떠나온 길 위로 금속의 속성을 지닌 비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나는 몸을 기울여 달아난 잠을 기대이며 스미는 소리들을 탐한다 나는 분명 어느 소리를 닮고자 했다 점점 어느 소리처럼 되어 버리기로 하였다 소리가 닿는 곳마다 빠르게 감염되는 즐거운 파문 비가 내리는 소리들을 틈 타 깨어난 잠을 붙들어 낸 외침을 끝으로 이제 그만 나도 어딘가를 향하여 시작된 소리로 걸러지고 싶었던 것이다 계절보다 빠르게 길어 온 비 내리는 아침 파문을 향하여 어쩌면 끝끝내 치닫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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