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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인생

by 해선 잠보 2012. 5. 14.

 

 

 

 

 

 

인생 

 

 

  최영미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 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 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
  한 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길도 그런 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 머리 묻고 생각해본다

  바퀴소리 덜컹덜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히는데
  그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 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웠다 멀어지는 바깥세상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이라고 그러던가 

 

 

 

 

Together We 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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