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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누구든 떠나갈 때는

by 해선 잠보 2013. 1. 21.

 

 

 

 

2012.  12.  06 소래

 

 

 

 

 

누구든 떠나갈 때는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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