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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밤의 성분 - 서안나

by 해선 잠보 2024. 11. 20.

밤의 성분 - 서안나

 

밤은 어디까지 마음일까요

나는 밤을 오래 생각한다

무언가에 심취하는 일은 사랑과 같아

간 허파 심장 갈비뼈 순서로 아프다

밤에 쓴 메모는 진실일까

밤에 쓴 메모를 아침에 지운다

밤은 휘발성인가

누군가 밤의 창문을 모두 훔쳐 간다

제멋대로 지나가는 것들마저 아름답다

약하고 아픈 것들은

수분이 많은 영혼을 끌고 다닌다

그래서 밤은 설탕 성분이 1:3 많고 고장이 잘 난다

내가 노래를 부르면

밤은 프로파간다처럼 모자를 쓰고

버려진 개와 고양이와 실패한 공원을 키운다

당신과 나와 실패한 것들은

왜 모두 밤에 포함되는가

공원의 밤은 왜 엔진처럼 시끄러운가

이어폰을 끼면 밤이 밀봉된다

유통기한이 길어진다

연결부위가 단단하다 밤은, 가끔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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