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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 윤준경

by 해선 잠보 2024. 11. 29.

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 윤준경

 

아무도

너를 말릴 순 없다

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떠나라, 너의 재산은 너의 사랑

어떤 말도 너를 되돌려

차가운 강물 위에 놓을 순 없다

불같은 마음 하나로

사막이건 섬이건 너는 가라

그리고 행복하여라

그러나 그것은 사랑을 사랑하는 나의

간절한 기도일 뿐

너의 사랑 9할이 슬픔이라는 걸

사랑하면 할 수록 아프다는 걸

말해주지 않을 수 없구나

칙칙한 겨울비에 등이 젖고

아지랑이 봄 언덕에 피어오를 때

목메도록 낡은 집, 어미가 그리울 것을

샨데리아 밝은 불빛, 초록의 화원에서도

사랑은 상처인 듯 저려온다는 것을

그래도 너는 갈 수 밖에 없다

사랑은 타고야 마는 불

말려도 너는 듣지 않을 것이다

나도 사랑을 해봐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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