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글

비 오는 날 - 천상병

by 해선 잠보 2021. 6. 8.

 

비 오는 날 - 천상병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백오십 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신선감을
나는 어이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리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우비 - 류기봉​​  (0) 2021.06.09
여우비 - 이경선​  (0) 2021.06.09
둘이서 만드는 노래 - 이해인  (0) 2021.06.07
2월 - 이외수  (0) 2021.06.04
그렇게 2월은 간다 - 홍수희  (0) 2021.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