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물이 흘러 - 최석화
사랑한다고 말하기 전에
이미 내 얼굴에 꽃물이 흘러
가슴은 점점 굳어만 갑니다.
희미하게 머리카락 날리던 저 길가에서
그림자 길게 지던 그 저녁까지
내 얼굴에 흐르던 꽃물이
하루하루 바람의 결을 타고 갑니다
사납게 숨어가던 시간이
새벽의 가로등처럼 점멸하며
숨죽임으로 내 꽃물을 삼킬 때
나는 기다립니다
낮 익은 새벽안개 속
마알갛게 피어난 가지런한 바람결처럼
그대 얼굴에 꽃물 흐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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