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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들국화 향기 속에 - 나이현

by 해선 잠보 2021. 7. 6.

 

들국화 향기 속에 - 나이현

 

 

선이 보이지 않는

하얀 향기

눈부시게 아려와

집을 짓는 하루

 

곱게 마무리하는 자리 위

입술이 굳어버린

가을 빛 하나

 

돌 틈이 힘겨워

땅 끝까지 메말라

갈라진 발등

옥양목 치맛자락 젖든 밤

바람 한 점 없었다

 

낙엽 이불 속

물방울 촉촉히 젖는 복수초이듯

삶의 길은 초라한 것을

 

약자의 편에 서 미소로 씻어

아디까지 비우고 태워야

순백의 결정체로 남을 수 있을까

 

고개 숙인 순수함이

바람과 물결에 흔들려도

어둠 속 혜안으로 열려

고독과 마주 서 숨쉬는

오늘이

찻잔 속에 고요히 스미는

들국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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