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국화 향기 속에 - 나이현
선이 보이지 않는
하얀 향기
눈부시게 아려와
집을 짓는 하루
곱게 마무리하는 자리 위
입술이 굳어버린
가을 빛 하나
돌 틈이 힘겨워
땅 끝까지 메말라
갈라진 발등
옥양목 치맛자락 젖든 밤
바람 한 점 없었다
낙엽 이불 속
물방울 촉촉히 젖는 복수초이듯
삶의 길은 초라한 것을
약자의 편에 서 미소로 씻어
아디까지 비우고 태워야
순백의 결정체로 남을 수 있을까
고개 숙인 순수함이
바람과 물결에 흔들려도
어둠 속 혜안으로 열려
고독과 마주 서 숨쉬는
오늘이
찻잔 속에 고요히 스미는
들국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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