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오는 길목 - 허정예
여름의 끝자락
가을을 부르는 찬비가 내린다
진초록 들판도 가는 길 아쉬워
묵은 정 시름시름 털어내고 있다
앞뜰의 봉선화 아직 붉은데
흘러가는 계절은 분홍 눈물 되어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위에 주저앉는다
산자락 나무들은 허름해지고
매미가 머물다 간 자리엔
귀뚜라미 기웃거리며 목청을 돋운다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들
고개 숙이고
두배나 높아진 하늘엔
쪽빛 바다가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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