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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가을에 ​​​- 서정윤

by 해선 잠보 2021. 8. 10.

 

가을에 - 서정윤

꽃은 눈물,

 

그 해의 가장 아름다운 태음력이 되어

나의 정원을 거닐고

사람들의 가슴에 맺힌 아픔을

풀어줄 언어를 찾지 못할 때

외로움은 비처럼 젖는다

지나간 자신의 주검을 디디고 선

키 작은 꽃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 낯선 계절에 젖으며

목적 없는 발길의 힘없음,

인도주의 박애주의조차,

에고이즘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

낙원의 꿈을 위하여

정원을 일구어 가지만

가을꽃은 말이 없다

바람이 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말없이 꽃이 지고

또 그렇게 이 가을은 가는 거지만, 문득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낄 때

무거운 어깨를 가눌 수 없을 때, 우리는

이듬해의 꽃을 위해 썩어가는 나뭇잎,

그 속에 썩어 가는 자신의

빛나는 눈빛을 발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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