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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등불 - 오세영

by 해선 잠보 2021. 8. 10.

 

등불 - 오세영

주렁주렁 열린 감.

가을 오자 나무들 일제히 등불을

켜 들었다.

제 갈 길 환히 밝히려

어떤 것은 높은 가지 끝에서 어떤 것은 또

낮은 줄기 밑동에서

저마다 치켜든

붉고 푸른 사과 등,

밝고 노란 오렌지 등,

······

보아라 나무들도

밤의 먼 여행을 떠나는 낙엽들을 위해선 이처럼

등불을 예비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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