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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모든 꽃들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다 ​​- 박종해

by 해선 잠보 2021. 8. 20.

 

모든 꽃들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다 - 박종해

 

매운 바람과 눈보라가

나무들의 눈을 멀게 하는 어두운 땅에도

꽃은 아픈 상처 위에 제 이름을 세긴다.

지금 나는 눈보라의 언덕을 넘어

겨울에만 피는 꽃을 만나러 간다.

차가운 발자국 깊은 곳에 묻힌

내 고달픈 삶의 한 조각을 추스르며

어둡고 습한 계곡을 헤맨다.

이러할 때, 사람이여! 너는

희디흰 면사포로 가리운 너의 우울한

얼굴을 보여다오.

순백의 꽃길을 걸어 우리가 마지막 닿는 곳

빨간 산다화가 눈 속에서 울며 피듯이

눈 속에 꽃 등불을 켜고 꽃맹아리가 움트는 곳

언젠가는 우리의 약속이 아득히 펼쳐진

연초록빛 풀밭이 기다리고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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