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곶이 - 박명근
아슬아슬 삼백여 개 돌계단 아래
노오란 수선화가 고개 숙여 인사한다
지척의 내도 넘어 부끄러워 숨어 있는 섬 외도
먼발치 천사백 년 말없이 서있는
님의 계급은 명승 2호 해금강
이웃사촌 서이말 등대가
시야에 아른거린다
바람난 대마도는 어쩌다 한 번 나타나는
밉상이지만 그래도 보고 싶다
출렁이는 파도 꽃을 보며
일상에서 쌓인 무거운 짐 근심 걱정
모두 바닷속에 던져버리고
아름다운 풍광 눈에 넣고
신선 바람 가슴에 담아
스치는 인연에 정을 나누고
황홀한 여유를 잠시 느껴본다
세상살이 힘든 만큼 숨 가쁘게
돌계단 오를 때면
참된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엄마의 가슴 같은 포근한
이곳에 안기고 싶다
수선화 꽃내음 맡으며······
사랑하리라. 그리고 꼭 다시 오리라
길 잃은 갈바람의 고향
수선화가 손짓하는 공곶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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