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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유월의 언덕 - 노천명

by 해선 잠보 2021. 9. 1.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 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 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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