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에 - 나태주
사람아, 흰구름 앞에 흰구름 바라
가던 길 멈추고 요만큼
눈파리하고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목의 한 주막쯤인 셈이요,
철쭉꽃 옆에 멍청히
철쭉꽃 바라 서 있는 이것도 실은
네게로 가는 여러 길 가운데
한 길이 아니겠는가?
마치,
철쭉꽃 눈에 눈물 고이도록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에 철쭉꽃물이라도 배어 올 듯이,
흰구름 비친 호숫물이라도 하나 고여 올 듯이,
사람아,
내가 너를 두고
꿈꾸는 이거, 눈물겨워하는 이거, 모두는
네게로 가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한 방법쯤인 것이다
숲 속의 한 샛길인 셈인 것이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중섭(李仲燮)·3 - 김춘수 (0) | 2021.09.24 |
|---|---|
| 꽃멀미 -이해인 (0) | 2021.09.24 |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0) | 2021.09.24 |
| 4월 아침 - 김상아 (0) | 2021.09.24 |
| 중년의 가슴에 4월이 오면 - 이채 (0) | 2021.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