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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중년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by 해선 잠보 2012. 4. 25.

 

 

 

중년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이채

 

가끔 지나온 뒷모습을 바라보면

저녁에 만나는 바람은 영 쓸쓸하고

해지는 언덕의 새는

늘 어디론가 떠나는데

다시 찾아와 노을 한자락 물들이는

어제, 그 수많은 어제들

 

돌아 갈 수만 있다면

다시 저 산을 넘는데도

이제는 울지 않겠노라고

정말로 그럴 수 없음이라

공연히 핀 꽃이 저녁 하늘만 물들이네

 

이젠 바람도 낮게 불리라

그러면 좀 더 가벼워 지리라

꽃들에게도 가끔은 할 말이 없어지고

새들에게도 말을 건네지 못할때면

가랑잎 하나에도 무엇이 내려앉아

밤 깊도록 낙엽만 숭숭한 가슴이네

 

꽃도 지고 나면, 피는 일 또한

그리움이더라

외로움이더라

그렇게 아픈 것이더라

중년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사는 것 또한 허무하기 짝이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