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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배를 매며

by 해선 잠보 2012. 5. 8.

 

 

2012.  04.  17 

 

 

 

배를 매며 

 

 

 

 장석남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일도 없으면서 넋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을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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