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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겨울은 끝나지 않았지만

by 해선 잠보 2013. 1. 10.

 

 

2012.  11.  24 대청호

 

 

겨울은 끝나지 않았지만

 

 

 

도종환 

 

 

 

 

 

 

당신은 본래 흙이었는지 모릅니다 당신은 본래 땅이었는지 모릅니다
기껏 당신에게 눈발같은 차가움으로나 내려앉고
당신과 나의 짧은 사랑에게 겨울이 길어
아픔으로 당신에게 떨어지는 내 모든 것을
내리면 녹이고 내리면 받아 녹이던
당신은 애초부터 흙이었는지 모릅니다
쑥잎 위에 눈발이 앉습니다
아직도 우리들의 겨울은 끝나지 않았지만
밤이 가고 한낮이 오면 그 눈발을 녹여
뿌리를 굵게 키울 어린 쑥들을 바라봅니다
지금 이렇게 눈 내리고 바람 세지만
이제는 결코 겨울이 사랑보다 길지 않으리란 것을 압니다
사랑이란 이렇게 깊은 받아들임인 것을 압니다

이제 나는 누구의 흙이 되어야 하는지를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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