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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개울가에서

by 해선 잠보 2013. 1. 10.

 

 

 

2012.  11.  24 대청호

 

 

 

개울가에서

 

 

도종환

 

그때는 가진 것도 드릴 것도

아무것도 없어서

마음이 내 전부라 여겼습니다


당신도 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없어서

바람이 풀잎을 일제히 뒤집으며 지나가듯

나를 흔들며 지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물 위에 비친 그대 얼굴

개울물이 맑게 맑게 건드리며 내려가듯

내 마음이 당신을 만지며 가는 줄 믿었습니다


마음은 물처럼 흘러가 버리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바람처럼 어디에나 있으나

어디에도 없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내 마음도 내 몸도 내가 모르면서

없는 것에 내 전부를 맡겼습니다

바람 속에다 제일 귀한 걸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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