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2 경복궁
나목의 시
김남조
잊어버리리
간절히 두손으로 받아 보던
흰눈도 잊었네
정은 제멋대로 박하고
사람은 제멋대로 아쉽고
인생은 아무때나
찝질하고 골똘한 미각
잊어버리리
불행한 이가 남기고 간 말도
그 미소도 잊으리
잎새를 떨어뜨리며
서 있는 나무
저 허허로운 낭만의 둘레
성스러운 달과
성스러운 해가
조용히 잔을 기울이고 부어주는
저것은 무엇일까
세월은 제멋대로 가고
사람은 제멋대로 그립고
인생은 자주
물기없는 선홍의 단풍
모두 잊으리
간절히 두손으로 받아보던
흰눈도 잊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