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4. 30
앵 초/김승기
봄에 피는 국화로 알았다
언덕을 올라와서야
앵초라는 걸 알았을 때는
집에서 너무 멀리 떠나
흐린 하늘 휑하니 바람만 부는
허허벌판에 서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착각하며 살고 있을까
몇 걸음이나 술 취해 비틀리며 휘청거릴까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아무데서나 쓰러져 자던 꿈 깨었으면
먼 길일지라도 다시금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돌아갈 수 있는 거라고,
올라온 길 되내려가는
생의 언덕 위에서
붉은 미소로 햇살 튕기며 앵초는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