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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가을 밤 – 방정환

by 해선 잠보 2024. 11. 5.

가을 밤 – 방정환

착한 아기 잠 잘 자는

베갯머리에

어머님이 혼자 앉아

꿰매는 바지

꿰매어도 꿰매어도

밤은 안 깊어.

기러기떼 날아간 뒤

잠든 하늘에

둥근 달님 혼자 떠서

젖은 얼굴로

비치어도 비치어도

밤은 안 깊어.

지나가던 소낙비가

적신 하늘에

집을 잃은 부엉이가

혼자 앉아서

부엉부엉 울으니까

밤이 깊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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