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 - 박인걸
깨진 낮달은
따라오는 태양에 밀려나고
이글거리던 여름도
가을 소식에 짐을 꾸린다.
잠시 머무르다
떠나야 할 때는 말없이
배역을 마친 후
무대 뒤로 사라지는 계절
반백의 이마위로
석양 그림자가 드리우고
젊은 날의 추억은
아득히 멀어져 간다.
억세 꽃잎에 물든 가을
텅 빈 허전한 가슴
풀벌레 처량한 노래
아! 나도 늙어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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