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목련 - 정두섭
애지중지 호롱불은 멋 부리다 얼어 죽고
제멋대로 화톳불은 까무룩 새까매져서
할마시 쪼그려 앉아 사람 볕에 손 녹일 때
힐끗힐끗 살바람이 못 참아 더는 못 참아
백목련 치맛자락 들춰보고 저리 내빼네
그늘도 화색이 돌아 잇몸 만개 이빨 두 개
굳이 또 찾아와서 겸상하는 다시 봄에
여벌의 수저 한 짝 내어주고 오물오물
낡삭은 개다리소반 무게를 덜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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