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심지향
아주 낯설고 기이함으로
살며시 창을 흔드는 작은 숨결
내게 다가온 화려한 정적
소리없이 함몰되어 잦아드는 의식 속
떨쳐버리고 싶은 애증의 질곡에서
더운 피 흩뿌리며 지난날들
한 점 티끌로 부끄럽게 떠돌다
깨끗한 순백의 낯선 세상에
파묻히고 싶은 어제 또 오늘
사랑을 하며하며 살아야 할 날들이
우리에게 백년이 있다해도
미워하며 산 하루보다 짧아
천근 무게로 내려오는 하늘을
하루의 오만으로 저울질하며
파묻히는 추녀 끝에 발자국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