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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눈썹 - 박준

by 해선 잠보 2021. 5. 28.

 

눈썹 - 박준

 

엄마는 한동안

머리에 수건을

뒤집어쓰고 다녔다

빛이 잘 안 드는 날에도

이마까지 수건으로

꽁꽁 싸매었다

봄날 아침

일찍 수색에 나가

목욕도 오래 하고

화교 주방장이

새로 왔다는 반점(飯店)에서

우동을 한 그릇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우연히 들른 미용실에서

눈썹 문신을 한 것이 탈이었다

아버지는 그날 저녁

엄마가 이마에 지리산을 그리고 왔다며

밥상을 엎으셨다

어린 누나와 내가

노루처럼 방방 뛰어다녔다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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