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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8월의 시 - 오세영

by 해선 잠보 2021. 7. 8.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것이 또한 오는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8월

8월은 분별을

일깨워 주는 달이다

 

사랑에 빠져

철없이 입맟춤 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 온 한낯

 

 

우리는 안다

태양이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저 눈부신 하늘이

절망이 될 수도 있음을

 

 

누구나 홀로 태양을 안은자는

상처 입는다

 

쓰린 아픔속에서만

눈 뜨는 성숙

노오랗게 타버린 가슴을 안고

 

나무는 나무끼리

풀잎은 풀잎끼리

비로소 시력을 되찿는다

 

 

8월은

태양이 왜

황도에만 머무는 것인가 를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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