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른 장맛 비 - 허정예
며칠전만해도 거실바닥에 누우면
얼음 살 베기 듯 밀어내더니
산들바람도 더위가 몰아냈는지
작열하는 태양 아래
숨소리 바빠진다
홍역처럼 거쳐 가는 삼복더위
아침부터 조반상 위를 푹푹 삶고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하늘에선 조각구름이 춤을 춘다
텔레비전 기상대선
오늘 한때 소나기
아침마다 날아온 신문은
충격 실망 슬픔으로 도배를 하고
사람들 한숨만 삭이고 있다
계절마다 숨겨 논 아픔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서산에 걸려있던 노을이
먹구름 몰고 오더니
검은 아스팔트위에
다이아몬드처럼 빗방울이 꼿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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