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산모통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얼 먹고 사나 - 윤동주 (0) | 2021.07.13 |
|---|---|
| 흰 그림자 - 윤동주 (0) | 2021.07.12 |
| 비 오는 밤 - 윤동주 (0) | 2021.07.12 |
| 산상(山上) - 윤동주 (0) | 2021.07.12 |
| 양지쪽 - 윤동주 (0) | 2021.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