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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시인(詩人)​​​ - 김광섭

by 해선 잠보 2021. 9. 28.

 

시인(詩人) - 김광섭

꽃은 피는 대로 보고

사랑은 주신 대로 부르다가

세상에 가득한 물건조차

한 아름 팍 안아 보지 못해서

전신을 다 담아도

한 편에 2천 원 아니면 3천 원

가치와 값이 다르건만

더 손을 내밀지 못하는 천직

늙어서까지 아껴서

어릿궂은 눈물의 사랑을 노래하는

젊음에서 늙음까지 장거리의 고독!

컬컬하면 술 한 잔 더 마시고

터덜터덜 가는 사람

신이 안 나면 보는 척도 안 하다가

쌀알만 한 빛이라도 영원처럼 품고

나무와 같이 서면 나무가 되고

돌과 같이 앉으면 돌이 되고

흐르는 냇물에 흘러서

자국은 있는데

타는 놀에 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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