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줄 검은 훍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는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窓)이 열린 길이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0) | 2024.09.19 |
---|---|
바라춤 - 신석초 (0) | 2024.09.19 |
오동꽃 - 이병기 (0) | 2024.09.13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0) | 2024.09.13 |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0) | 2024.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