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섣달그믐날 - 심가연
극락전 앞 종각에서 굿판 벌어지려나
첩첩산중 골짝의 눈물들이 모여든다
팔 다리 없는 이들은
허리에 감긴 칡넝쿨을 질질 끌며
아프다 아프다 하고
악몽에 갇힌 이 부릅뜬 눈 감기지 않네
소리소리 질려대는 이들은
제소리 듣지 못하는 귀 없는 영혼이다
열어 주소 열어 주소
극락 문 열어 주소
눈도 귀도 없는 영혼 생사고해 건너 주소
떠도는 영혼 어루만져 열반산에 인도 하소
제 몸 바숴져라 종루 네 귀퉁이에서
한나절을 쉬지 않고
제를 올리던 풍경이 드러눕고서야
바람도 소리도 아닌
누가 저들을 데려가고 있다
아무렴, 내일은 종소리가 맑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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