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글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by 해선 잠보 2012. 6. 6.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최광림

 

 

내가 하루살이가 되어

억새 끝에 매달려 있을지라도

괜찮다

 

혹은 불타는 노을이

구멍 뚫린 가슴에 밑줄을 긋고

숨통을 자맥질할지라도

괜찮다

 

바람이 풍문으로 달려와

나를 도살하는 눈부신 칠월의 반란도

다 괜찮다

 

다만 너희들은 여름철새처럼

이 칙칙하고 아득한 날들과 작별을 고하거라

나는 연(鳶)줄에 목을 꿰어서

조각난 구름의 파편에 혈서로 투항할지니,

 

혹여 상심한 낮 달이 목을 놓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이 아우성 하거든

잊혀진 내 이름을 소리내어 불러주거라

 

억새와, 노을과 바람이

절명한 내 초라한 육신 거두어

푸른 햇살로 유린하고 간음할지라도,

그것이 정녕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고향  (0) 2012.06.07
내 고향  (0) 2012.06.07
내 삶의 빛깔을 바꾸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0) 2012.06.04
인 생 사   (0) 2012.06.04
어머니  (0) 2012.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