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이고 싶다.
이임선
한적한 들길을 유유자적 날아다니는
한 떼의 잠자리들처럼
가벼워지고 싶을 때가 있다.
비워낼 것이 없어 조금은 쓸쓸해도
함께 할 이 없어 조금은 외로워도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는
가벼움이고 싶다.
앙 다문 입술처럼 가지를 붙잡고 있는
두 팔에 힘을 빼고 바람과 마주 하여
그저 흔들리는 잎새이고 싶다.
그리하여
비상하는 새들이 잠시 날개 짓 멈추고
쉬어 가는 어깨여도 좋으리
찬이슬 내리는 밤길에
풀벌레의 안식처여도 좋으리
그저 부는 바람 마주 잡고
욕심 없이 흔들리는 일생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