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
이 순福
들꽃 닮은 내 어머니 태우고
길을 나선
햇살 고운 봄날 오후
신망리 간이역에 멈칫 서서
잠시 추억 속을 헤매고
수채화 물감 흩뿌려 놓은 고대산을 지난다
너른 철원 벌판을
비켜서서 찾아간 노동당사는
전쟁의 잔흔을 그대로 간직한 채
긴 세월 말없이 서있고
퇴색되어 구멍난 벽 속엔
고향을 두고 온 내 어머니의
한 서린 가슴이 담겨져 있다
산채 비빔밥 한 그릇에
어린아이 같이 행복해 하는
내 어머니 모습에
서글픔과 미안함 감출 길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