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1556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 안윤주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 안윤주 한 해를 보내며내 곁에 자랑하고픈 친구가 있는지날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몇이나 있는지나를 떠나간 친구는 없는지떠났다면 왜, 그가 떠나 갔는지거짓 없는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새해에는 무엇을 향해 달릴 것인지무엇을 얻기 위해 땀을 흘릴 것인지꾸밈없는 속내를 떨어내어알찬 새해 계획을 세워보자. 건강을 위하여나의 키가 줄었는지 자랐는지몸무게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바지사이즈가 줄었는지 늘었는지흰 머리가 많은지 검은 머리가 많은지따져보는 건강의 이력서를 써보자 냉정한 잣대로 존재가치의 지수를 점검해 보자눈물이 나도 포기하지 말고웃음이 나도 자만하지 말자죽는 날까지 노력을 즐겨야 한다는 말삶의 이력서 끝자리에 꼭 붙여놓고 살자. 2024. 11. 13.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겁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에게 말할 수 있도록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말할 수 있도록사람들을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가꿔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지금 나는내 마음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은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후회없는 .. 2024. 11. 13. 11월 안부 - 최원정 11월 안부 - 최원정 황금빛 은행잎이거리를 뒤덮고지난 추억도 갈피마다켜켜이 내려앉아지나는 이의 발길에일없이 툭툭 채이는 걸너도 보았거든아무리 바쁘더라도소식 넣어맑은 이슬 한 잔 하자더 추워지기 전에김장 끝내고 나서 2024. 11. 12. 11월 - 오세영 11월 - 오세영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돌아보면다들 떠나갔구나제 있을 꽃자리제 있을 잎자리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상강(霜降).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맨땅에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시대를 통곡한다시들어 썩기보다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 그의인동(忍冬),갈대는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몸을 눞힐 때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해를 받든다 2024. 11. 12. 입추(立秋) - 고희림 입추(立秋) - 고희림 내 어릴 때 늘 손톱을 물어뜯곤 하던 것처럼은 아니지만요 내 조금 더 커서 잠 오는 약을 밥알처럼 먹어대었을 때처럼은 아니지만요 내 커버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열심히 찾아다닌 것처럼은 정말 아니지만요 요즘 부쩍 는 게 있다면 욕입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귀뚜라미처럼 저음으로 쓸쓸하게 혼자서 여러 번 내뱉는다는 거지요 2024. 11. 8. 가을 엽서 – 안도현 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낮은 곳으로자꾸 내려앉습니다.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 주고 싶습니다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그대여가을 저녁 한 때낙엽이 지거든 물어 보십시오사랑은 왜낮은 곳에 있는지를 2024. 11. 8. 가을이래요 – 박목월 가을이래요 – 박목월여름도 지나가고 가을이래요.하늘 높고 물 맑은 가을이래요.울타리 수숫대를 살랑 흔드는바람조차 쓸쓸한 가을이래요단풍잎을 우수수 떨어뜨리고바람은 가을을 싣고 온대요.밤이 되면 고운 달빛 머리에 이고기러기로 춤추며 찾아온대요 2024. 11. 7. 입추 - 안도현 입추 - 안도현 이 성문으로 들어가면 휘발유 냄새가 난다 성곽 외벽 다래넝쿨은 염색 잘하는 미용실을 찾아나서고 있고 백일홍은 장례 치르지 못한 여치의 관 위에 기침을 해대고 있다 도라지꽃의 허리 받쳐주던 햇볕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기별이다 방방곡곡 매미는 여름여름 여름을 열흘도 넘게 울었다지만 신발 한 짝 잃어버린 왜가리는 여태 한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한성부 남부 성저십리(城底十里)의 참혹한 소식 풀릴 기미 없다 시 두어 편 연필 깎듯 깎다가 덮고 책상을 친다 오호라, 녹슨 연못의 명경을 건져 닦으니 목하 입추다 2024. 11. 7. 가을 사랑 – 도종환 가을 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2024. 11. 6. 멀리서 빈다 – 나태주 멀리서 빈다 – 나태주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2024. 11. 6. 나뭇잎들은 – 손광세 나뭇잎들은 – 손광세서늘한 가을날폴폴 내려앉는저 나뭇잎들 좀 보세요나뭇잎들은작은 날개를몰래 숨기고 있었어요.고궁의 호수 위를동동 헤엄쳐 다니는저 나뭇잎들 좀 보세요.나뭇잎들은귀여운 물갈퀴를몰래 접고 있었어요. 2024. 11. 5. 가을 밤 – 방정환 가을 밤 – 방정환 착한 아기 잠 잘 자는베갯머리에어머님이 혼자 앉아꿰매는 바지꿰매어도 꿰매어도밤은 안 깊어.기러기떼 날아간 뒤잠든 하늘에둥근 달님 혼자 떠서젖은 얼굴로비치어도 비치어도밤은 안 깊어.지나가던 소낙비가적신 하늘에집을 잃은 부엉이가혼자 앉아서부엉부엉 울으니까밤이 깊었네. 2024. 11. 5. 이전 1 2 3 4 5 6 7 8 ··· 9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