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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글

풍경화 - 이동순​

by 해선 잠보 2023. 6. 8.

풍경화 - 이동순

플라타너스에 초록 돋는 가로수 길을

한 손으로 핸들 잡고

아슬아슬하게 오토바이 타고 가는 다방아가씨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 들여다보며

다른 한 손으론 줄곧

노랑물 들인 앞머리 다듬기에 여념이 없구나

행인들은 가던 발걸음 멈추고 미소 지으며

그 광경 보고 있는데

아지랑이는 아스팔트 위에서

저 혼자 소리 없이 광란의 춤을 춘다

아, 이 정겨운 봄날

나는 어지럼증에 눈앞이 아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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