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6845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겁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에게 말할 수 있도록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말할 수 있도록사람들을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가꿔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지금 나는내 마음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은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후회없는 .. 2024. 11. 13. 11월 안부 - 최원정 11월 안부 - 최원정 황금빛 은행잎이거리를 뒤덮고지난 추억도 갈피마다켜켜이 내려앉아지나는 이의 발길에일없이 툭툭 채이는 걸너도 보았거든아무리 바쁘더라도소식 넣어맑은 이슬 한 잔 하자더 추워지기 전에김장 끝내고 나서 2024. 11. 12. 11월 - 오세영 11월 - 오세영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돌아보면다들 떠나갔구나제 있을 꽃자리제 있을 잎자리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상강(霜降).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맨땅에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시대를 통곡한다시들어 썩기보다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 그의인동(忍冬),갈대는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몸을 눞힐 때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해를 받든다 2024. 11. 12. 입추(立秋) - 고희림 입추(立秋) - 고희림 내 어릴 때 늘 손톱을 물어뜯곤 하던 것처럼은 아니지만요 내 조금 더 커서 잠 오는 약을 밥알처럼 먹어대었을 때처럼은 아니지만요 내 커버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열심히 찾아다닌 것처럼은 정말 아니지만요 요즘 부쩍 는 게 있다면 욕입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귀뚜라미처럼 저음으로 쓸쓸하게 혼자서 여러 번 내뱉는다는 거지요 2024. 11. 8. 가을이래요 – 박목월 가을이래요 – 박목월여름도 지나가고 가을이래요.하늘 높고 물 맑은 가을이래요.울타리 수숫대를 살랑 흔드는바람조차 쓸쓸한 가을이래요단풍잎을 우수수 떨어뜨리고바람은 가을을 싣고 온대요.밤이 되면 고운 달빛 머리에 이고기러기로 춤추며 찾아온대요 2024. 11. 7. 입추 - 안도현 입추 - 안도현 이 성문으로 들어가면 휘발유 냄새가 난다 성곽 외벽 다래넝쿨은 염색 잘하는 미용실을 찾아나서고 있고 백일홍은 장례 치르지 못한 여치의 관 위에 기침을 해대고 있다 도라지꽃의 허리 받쳐주던 햇볕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기별이다 방방곡곡 매미는 여름여름 여름을 열흘도 넘게 울었다지만 신발 한 짝 잃어버린 왜가리는 여태 한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한성부 남부 성저십리(城底十里)의 참혹한 소식 풀릴 기미 없다 시 두어 편 연필 깎듯 깎다가 덮고 책상을 친다 오호라, 녹슨 연못의 명경을 건져 닦으니 목하 입추다 2024. 11. 7. 가을 사랑 – 도종환 가을 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2024. 11. 6. 멀리서 빈다 – 나태주 멀리서 빈다 – 나태주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2024. 11. 6. 나뭇잎들은 – 손광세 나뭇잎들은 – 손광세서늘한 가을날폴폴 내려앉는저 나뭇잎들 좀 보세요나뭇잎들은작은 날개를몰래 숨기고 있었어요.고궁의 호수 위를동동 헤엄쳐 다니는저 나뭇잎들 좀 보세요.나뭇잎들은귀여운 물갈퀴를몰래 접고 있었어요. 2024. 11. 5. 가을 밤 – 방정환 가을 밤 – 방정환 착한 아기 잠 잘 자는베갯머리에어머님이 혼자 앉아꿰매는 바지꿰매어도 꿰매어도밤은 안 깊어.기러기떼 날아간 뒤잠든 하늘에둥근 달님 혼자 떠서젖은 얼굴로비치어도 비치어도밤은 안 깊어.지나가던 소낙비가적신 하늘에집을 잃은 부엉이가혼자 앉아서부엉부엉 울으니까밤이 깊었네. 2024. 11. 5. 입추 - 안도현 입추 - 안도현 이 성문으로 들어가면 휘발유 냄새가 난다 성곽 외벽 다래넝쿨은 염색 잘하는 미용실을 찾아나서고 있고 백일홍은 장례 치르지 못한 여치의 관 위에 기침을 해대고 있다 도라지꽃의 허리 받쳐주던 햇볕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기별이다 방방곡곡 매미는 여름여름 여름을 열흘도 넘게 울었다지만 신발 한 짝 잃어버린 왜가리는 여태 한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한성부 남부 성저십리(城底十里)의 참혹한 소식 풀릴 기미 없다 시 두어 편 연필 깎듯 깎다가 덮고 책상을 친다 오호라, 녹슨 연못의 명경을 건져 닦으니 목하 입추다 2024. 11. 4. 입추(立秋) - 박인걸 입추(立秋) - 박인걸 깨진 낮달은따라오는 태양에 밀려나고이글거리던 여름도가을 소식에 짐을 꾸린다. 잠시 머무르다떠나야 할 때는 말없이배역을 마친 후무대 뒤로 사라지는 계절 반백의 이마위로석양 그림자가 드리우고젊은 날의 추억은아득히 멀어져 간다. 억세 꽃잎에 물든 가을텅 빈 허전한 가슴풀벌레 처량한 노래아! 나도 늙어가고 있구나. 2024. 10. 31. 이전 1 2 3 4 5 6 7 8 ··· 571 다음